공수처 등이 3일 오전 6시 13분쯤부터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친윤 진영에선 “대통령을 지키러 가자”는 목소리가 퍼져나왔다. 공수처 검사·수사관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도착하기도 전인 오전 7시 이미 친윤 시위대 600여 명이 “대통령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치며 한남동 일대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오전 8시 4분쯤 공수처 체포팀이 관저 접근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공수처 이 배신자들아” “경호처는 목숨 걸고 대통령을 지켜라”라고 했다. 한남동 국제루터교회에서 북한남삼거리까지 200m 구간을 친윤 시위대가 메우고 태극기·성조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계엄을 명령한 국민이 바로 나다’ ‘더불어공산당아 국민도 탄핵해라!’ 같은 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지키자”를 외쳤다.
오후 1시 37분쯤 영장 집행이 중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친윤 시위대는 “우리가 이겼다”고 환호했다. 그러면서도 “공수처의 교란 작전일 수 있다”며 자리를 지켰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전 국민이 자숙해야 할 때 공수처가 내란을 일으키면 되겠는가” “윤 대통령이 (탄핵 기각 후)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했다. 친윤 시위대는 오후 4시쯤 1만2000명까지 불어났다.
민주노총 등 반윤 시위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일대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1박 2일 철야 집회에 들어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계엄이 선포된 지 오늘로 딱 한 달인데 윤석열은 잘못을 인정 않고 극우 세력을 선동하며 우리 사회를 퇴행과 역행으로 몰아가려 한다”며 “5시간 만에 체포를 포기한 공수처는 생색내기에 그쳤고, 노동자의 투쟁으로 저들을 체포하자”고 했다.
민주노총 집회엔 오후 4시까지 3000여 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체포! 구속! 감옥으로!’ ‘극우세력 뿌리까지 청산하자’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경호처도 공범이다” 구호를 외쳤다. 반윤 시위대는 관저 입구 인근 한남초까지 행진하다가 일부 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경찰이 오후 5시쯤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이들은 계속 농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