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5시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윤 시위대 6000여명이 한남동 공관구역 인근에 모여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조은서 기자

15일 새벽 4시 10분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량 2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 근처에 포착되는 등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저지하려는 친윤 시위대가 6000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신자유연대 등이 진행하는 친윤 집회는 이날 오전 4시 기준 600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탄핵반대 이재명 구속’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등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일부 반윤 시위대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 ‘내란공범 국힘 해체’ 등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날 친윤과 반윤 시위대는 모두 경찰 기동대에 막혀 관저 인근으로 이동하지는 못했다. 이날 오후 5시쯤 친윤 집회 사회자는 “경찰과 다투지 마라.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서 이탈해 관저로 내려갔는데 안전을 기원하며 응원하겠다”고 했다.

통행을 제한하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 다툼도 발생했다. 태극기를 든 시위대가 “누구를 위한 통제입니까, 왜 우리를 못 가게 하느냐”며 “시민은 되고 시위대는 왜 안됩니까”라고 외쳤다. 이 다툼에 유튜버들이 모여들어 정보관에 카메라를 들이밀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이 되자 루터교회에서 관저 방향으로는 진입이 불가했다. 친윤 집회의 좁은 구역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이렇게 밀리다간 이태원 참사 또 난다고!”라고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사회자는 관저 방향으로 이동하지 말라고 만류했다. 친윤 집회 사회자는 이날 “오늘 영장엔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가 포함돼 있어 대통령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 및 체포는 불가능하다. 불법영장이 확실해진 거다”라고 외치자 시위대는 “이제 됐다 우리가 이겼다”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같은 시각 한남동 볼보빌딩 인근에서는 반윤 시위대 100여명이 집결해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체포!’ ‘특급범죄자 김건희 즉각체포’ ‘사형하라 사요나라’ 등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짧은 머리를 한 여성이 마이크를 쥐고 “체포해 체포해” “체포영장 집행 방해하지 마세요” “윤석열 지킨다며 겨우 30명 몰려왔습니다” 등 구호를 외치면 반윤 지지자들이 따라 외치는 식이었다. 이들은 “야유의 함성, 우~” “국힘당은 해체하라” “국힘당 의원 제명하라” “국민이 살 길이 여기 달려있다. (공수처와 경찰은) 물러서지 말라” 등을 외치기도 했다. 마이크를 쥔 여성은 “역사적인 순간을 직관할 기회”라며 “인도는 막혔지만 차도가 열려있으니 한남오거리로 차를 타고 모여주시라”고 했다.

반윤 시위대 현장엔 ‘윤석열·김건희 체포단’ ‘국민주권당’이라 적힌 스티커를 붙인 시민 10여명이 목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