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전형에서 불합격한 학생에게 실수로 합격 통보를 하고, 이를 번복해 논란이 일었던 대구경북과학기술원(디지스트)이 결국 이 학생을 최종 합격 처리하기로 했다. 이 학생은 디지스트 실수로 다른 대학 등록을 취소해 어디에도 입학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학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17일 교육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디지스트는 이날 경기지역 고등학교 3학년 A군에게 불합격 결정을 취소하고 합격 처리했다고 통보했다.
앞서 A군은 지난달 26일 디지스트로부터 ‘합격 전화’를 받고, 대학 중복 합격 시 한 곳만 선택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이미 합격한 상태이던 아주대 이공계열을 포기했다. 이후 디지스트에 등록하려 했지만, 홈페이지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뜨지 않아 대학 측에 문의했고, 이 과정에서 담당자 실수로 잘못 합격 처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주대는 이미 등록을 포기해 어디에도 입학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시 A군 문의에 디지스트는 “담당자가 합격생 수험번호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입학은 불가능하지만 법적 책임은 지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을 알게 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교육부와 과기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해결책을 모색했다. 임 교육감은 “디지스트가 피해 학생에게 한 ‘법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답변은 대학이 학생에게 해서는 안 되는, 학생을 중심에 두지 않은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했다.
결국 디지스트는 입학 관리위원회를 열어 A군을 입학시키기로 했다.
임 교육감은 디지스트가 A군을 최종 합격 처리하기로 한 결정이 내려진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A군과 통화를 했다”며 “그동안 마음 졸이며 고생 많았을 텐데, 원만히 해결된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아울러 “경기도 학생은 약 166만 명, ‘한 학생쯤이야…’하면서 모른척 넘기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백사장의 모래알 하나처럼 여겨질 수 있는 일이, 한 학생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