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은 극단 유튜버들이 폭력 난입을 선동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청사 현장 점검 중 ‘시위대를 선동하는 극우 유튜버도 수사할 여지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폭력 사태와 관련이 있다면 철저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 극단 유튜버들은 이날 새벽 법원 내부에 진입, 난동자들이 민원실·판사 사무실 등을 파손하는 영상을 생중계했다. 이들이 폭력 사태가 정당한 ‘국민 저항권’이라고 주장하며 군중 결집을 선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유튜버는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선정성·폭력성을 내세워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발해야 조회수가 많이 나오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튜브 특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 상황에서 경찰과 충돌, 법원 난입 등 영상이 자극적일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매체의 확산력이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유튜브를 통해 현장 영상이 공유되며 소셜미디어 등에는 ‘몽둥이 들고 가고 되냐’ 같은 글이 수백 개씩 올라왔다. 검거된 난동자 중엔 유튜브 구독자로 추정되는 10~20대가 일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같이 가면 괜찮겠지’ ‘국민 저항권이라니까 법원 기물을 부숴도 별일 없겠지’ 같은 동조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18일 오후 4시쯤 서부지법 앞에서 “우리는 윤 대통령이 오늘 석방되지 못하면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 서울구치소로 들어가 강제로라도 대통령을 모셔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공수처 인근 분신 사건을 두고 “내가 때를 봐서 안내할 테니 효과 있는 죽음을 맞이하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외롭고도 힘든 성전(聖戰)에 참전하는 아스팔트의 십자군들은 창대한 군사를 일으켰다”고 했다. 이어 “나는 윤석열 대통령의 승리를 진심으로 바란다. 함께 거병한 십자군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세 십자군에 빗댄 것이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현장에서 검거된 난동자들을 두고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민수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중 변호사 지위를 가진 분들과 자유 우파 변호사들에게 요청한다”며 “청년들을 위한 변호인단을 꾸릴 수 있게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난동 사태에 연루된 이들에게 무료 변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