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장련성 기자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로 경찰이 헌법재판소·법원·검찰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한 가운데, 20일에도 서울 곳곳에 친윤 시위대가 집결했다. 이날 오후 1시쯤 서부지법 정문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10여 명이 모였다. 비슷한 시각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도 친윤 시위대 40여 명이 모였다. 현행법에 따르면 헌재·법원 100m 이내에선 시위가 불법이다. 하지만 이들은 ‘1인 시위’라고 주장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구속 무효” “빨갱이 법원” 같은 구호를 외쳤다. 당초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과 관련한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던 종로구 국가인권위 사무실 앞에도 친윤 시위대 50여 명이 몰려왔다.

경찰은 이들이 외치는 구호나 시위 양상이 지난 19일 서부지법 난동자들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주시 중이다. 19일 서부지법 앞에 모여 헌법재판소까지 미신고 불법 행진을 한 사람들은 “주최가 따로 없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한 극단 성향 유튜버를 주동자로 보고 내사 중이다. 경찰은 이 유튜버가 행진 안내문 등을 만들고 온라인에서 배포하고, 시위 현장에서 “헌재로 가자”고 발언하며 집회를 주도한 점을 살펴보고 있다. 행진에 참여한 다른 유튜버들도 행진 도중 위치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행진에 동참하라” “헌재로 오라”며 윤 지지자들을 향해 ‘불법 행진’에 동참할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20일 오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소셜미디어에는 ‘21일 오후 헌재 앞으로 모이라’는 공지가 공유되고 있었다. 21일 오후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세 번째 변론이 예정되어 있다. 해당 공지에는 “우산 집회를 하겠다”며 “양산이나 우산에 ‘윤석열 탄핵 기각’ 문구를 써 가지고 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헌법재판소에 불을 지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 헌재 측은 “헌법재판관에 대한 신변 보호는 이미 이뤄지고 있으며, 필요시 강화할 예정”이라며 “청사 건물도 검색 강화, 보안요원 증원, 근무시간 외 비상근무 등 조치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