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작곡가 유재환. /뉴스1

작곡비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가수 겸 작곡가 유재환이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10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피소된 유재환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유재환은 노래를 만들어주겠다고 속여 23명으로부터 총 5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유재환이 곡 제작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신청자의 음원 발매 사실이 확인됐고,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유재환이 스튜디오 임대차 계약을 맺은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한 ‘신청자가 직접 작사해야 해서 제작이 지연됐다’는 유재환의 진술과 관련해 신청자들이 작사하기로 협의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4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재환에게 작곡비와 식비 등을 지급했으나 2년째 사고, 공황 등의 핑계로 곡을 못 받고 있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유재환은 “개인적인 일들이 여럿 중첩해 생겼고, 건강 이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고의로 금전적 피해를 드리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를 보았다는 이가 다수 등장하며 논란이 커졌다. 유재환은 작년 6월 소셜미디어에 “저는 그만 인생에서 하차하려고 한다”며 “가진 돈이 4000원뿐이라 환불 못 해줘서 너무 미안하다. 가는 마당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이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회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 무혐의 결정이 나온 후 유재환은 20일 YTN star에 “마냥 좋다는 느낌은 전혀 안 든다. 그냥 오해는 벗었구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살다 보니 마음처럼 되는 일이 잘 없었다”며 “좋은 일을 하고자 시작했는데, 오해로 번지게 돼 많이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너무 힘든 시간이기도 했고, 나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안타깝기도 하다”라고 했다.

유재환은 작년 8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집에서 작업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한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며 “그러다가 어머니까지 갑자기 돌아가시고, 일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현재 파산 상태라는 유재환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래도 음악을 해온 사람이니까, 음악으로 갚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렵지만 다시 건반을 쳐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