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학교 내신 평가에서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대입 수능에서는 영어 듣기평가를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대학입시 개혁안을 21일 제시했다.
개혁안은 내신평가 변화,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 대입전형 개선 등 3가지 분야로 구성됐다.
우선 내신평가에서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5단계 절대평가 도입을 제안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서술·논술형 평가도 확대하도록 했다. 서술·논술형 평가는 사교육 유발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2026학년도 중학교 1학년 입학생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방법 개선안도 내놓았다. 과목별 성취 수준 중심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작성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존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방식은 교사별 역량이나 학교별·지역별 편차에 따른 객관성·공정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 분야의 주요 개선안은 기존 상대 평가를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현 수능이 한 번의 시험 성적으로 대학입학을 결정하는 만큼 2032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 도입으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내신과 마찬가지로 수능에서도 서술·논술형 평가 도입을 제안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채점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단계 AI 기반 채점 시스템 도입, 2단계 수능 전문 평가단 운영 및 채점, 3단계 검증 체제 구축 등 단계별 채점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수능 영어 듣기평가’를 전면 폐지할 것도 제안했다. 영어 수업과 수행평가에서 이미 ‘듣기’ 영역을 충분히 학습하고 있는 데다 학교별 방송시설 환경 편차,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의 어려움 등으로 수능 시험장 운영교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입전형 개선 분야에서는 수시·정시의 통합전형 운영을 제안했다. 수시·정시의 분리가 학생 대학지원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킴에 따라 학생 내신 평가와 학교생활기록부, 수능 성적을 종합하자는 것이다. 또 수능에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할 경우 충분한 채점 기간 확보를 위해 수능 시기를 두 달 이상 앞당기는 대입전형 시기 조정을 제시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대학 입시가 바뀌지 않으면 초중고 교육이 본질과 관계없는 곳에 모든 에너지를 낭비하며 결국 망가지게 된다”며 “경기도교육청은 대입 개혁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고 권한도 없지만 우리나라 학생 3분의 1이 있는 교육청으로서 앞장서지 않으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