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난동을 벌이다 입건된 56명이 22일 구속됐다. 이틀 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2명까지 포함, 이번 사태로 구속된 난동자는 58명이다. 경찰은 19일 새벽 법원 내부에 난입한 100여 명을 전원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이어서 구속자 숫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64명이 구속된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16년 만에 최다 인원이 구속된 시국 사건이다.
서부지법 형사4단독 홍다선 판사와 형사9단독 강영기 판사는 21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부지법 난동자 58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그중 56명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부지법 신한미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앞서 20일 2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2일 구속된 56명을 혐의별로 살펴보면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주거 침입) 39명, 특수 공무 집행 방해 12명, 공용 건물 손상 1명, 공용 건물 손상 미수 1명, 특수 폭행 1명, 건조물 침입 1명, 공무 집행 방해 1명으로 나뉜다. 20일 구속된 2명은 공무 집행 방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40대 이모씨는 과거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사태 당시 법원 7층 판사실 문을 발로 차는 등 사태 주동자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시국 사건에서 50명 이상이 구속된 사건은 2009년 쌍용차 사태(64명 구속) 이후 16년 만이다. 2003년 11월엔 민주노총이 서울시청 앞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면서 경찰을 향해 화염병 700여 개를 투척하고 보도블록을 깨 투척전까지 벌여 시위 주동자 53명이 구속됐다. 2006년 평택 대추리 사태 때는 541명이 입건됐으나 20명만 구속됐다. 2006년 포스코 사태 땐 노조원 58명이 구속됐다.
2009년 용산 참사 때는 농성자 5명, 경찰 1명이 숨졌다. 구속자는 8명이었다. 같은 해 쌍용차 사태 때는 64명이 구속됐다. 이는 1997년 100여 명이 구속된 한총련 출범식 사태 이후 12년 만에 최대 공안 사건이었다.
2015년 11월 민주노총 폭력 시위 때는 경찰관 90여 명이 부상했다. 당시 검찰은 한상균 위원장에게 특수 공무 집행 방해 치상과 집회 시위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고 20명이 구속됐다.
이번 서부지법 사태 입건자는 90여 명으로 과거 시국 사건과 비교하면 크게 많지 않다. 그럼에도 구속자 숫자가 상당한 이유는 집단으로 국가기관을 습격한 죄질을 무겁게 봤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2일 이번 사태에 대해 “사법부의 기능을 침해하고 헌법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정태호 경희대 교수는 “헌법기관을 폭력으로 파괴하는 행위에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국가 삼권 중 하나인 사법부라는 ‘시스템’을 공격한 것으로, 민주주의·법치주의를 파괴해 무정부 상태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중범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