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연기됐던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이달 26일 치러진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일 선거운영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1차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기존 정몽규·허정무·신문선 세 후보가 그대로 출마하고 추가 후보 등록은 받지 않기로 했다. 선거인단 추첨과 선거운동 기간 등 세부 일정은 8일 2차 회의에서 정하기로 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당초 지난달 8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허정무 후보가 제기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연기됐다. 이후 협회가 지난달 23일로 새 일정을 잡았으나 선거운영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면서 이 역시 무산됐다.
새 선거운영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신 3명, 법조계 3명, 학계 2명, 언론인 3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축구협회나 대한체육회 임직원이 아닌 ‘외부 위원’이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외부 위원 10명과 내부 위원 1명으로 구성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출신 박영수 위원이 위원장을 맡는다. 협회는 “선거 업무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선우회(중앙선관위 퇴직자 단체),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한국체육정책학회, 한국체육기자연맹, 한국체육언론인회 등 관련 단체에 요청해 추천받은 위원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재선거가 아니라 정지된 선거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협회는 규정했다. 법원이 선거 효력을 부인한 게 아니고 절차적 하자를 지적한 것이기 때문에, 선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보다 하자를 보완해 중지됐던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입후보한 3명은 그대로 출마 자격을 유지하고 그 외 추가 후보 등록은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후보들 기호와 기탁금도 유지된다.
선거인 명부 작성 기준일도 당초 1월 8일 선거를 위한 기준일이었던 지난해 12월 9일(선거일 30일 전)로 유지된다. 시도협회장, 전국연맹 회장, K리그1 대표이사 등 당연직 대의원 34명과 위 단체 임원 1명씩은 기존 명부대로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기준일 이후 단체 회장직을 내려놨더라도 선거인단 자격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회장이 사망한 여자축구연맹은 직무대행에게 선거인 자격을 부여한다.
다만 선수·지도자·심판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인 추첨은 새로 진행한다. 규정상 개인 정보 제공 동의를 한 회원을 대상으로 선거인 추첨을 해야 하는데, 당초 축구협회는 반대로 선거인 추첨을 먼저 한 후 추첨된 이들에게 개인 정보 제공 동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사후 동의를 제출하지 않은 이들을 선거인단에서 배제해 문제가 됐다. 법원은 “협회가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선거인단 결원을 보충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법원 결정을 최대한 존중해 절차를 따르고 선거인단 손실을 최대한 막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새 선거일을 이달 26일로 정한 것에 대해선 “선거인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 지도자, 심판들이 참가할 수 있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 등 경기 일정을 고려했다”고 협회는 밝혔다. 이달 15일 개막하는 2025시즌 K리그는 24~28일에 경기 일정이 없으며, 울산·포항·광주가 출전 중인 ACL 엘리트 조별 리그 일정은 19일에 종료된다. 전북이 나서는 ACL2 16강은 20일에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