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2시쯤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연세인들’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학생 10여 명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을 했다. 이들은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연세인 시국 선언’이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사기 탄핵 규탄한다’ ‘부정선거 검증하라’ 같은 팻말도 보였다.

이들은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 이미 무너진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며 “대통령을 내란죄로 몰아 탄핵을 일으켰던 야당이 정작 탄핵 소추안에서는 내란죄를 뺀 사기 탄핵을 규탄한다”고 했다. 전기전자공학부 4학년 박준영씨는 “학생총회에서 학생회가 주도해 퇴진 시국 선언에 참여하라는 여론을 만들었다”며 “다른 의견을 가진 학우도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는 현수막을 든 탄핵 찬성 학생 20여 명이 몰려왔다. 이들은 “쿠데타 옹호 말이 되냐” “민주주의 지켜내자” “열사 정신 계승하자” 같은 구호를 외쳤다. 사회학과 4학년 김태양씨는 “연세대 학생총회 참석자 2733명 중 2704명이 윤석열 퇴진에 찬성했다”며 “이한열·노수석 정신을 올바르게 이어야 한다”고 했다.

대학가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타나면서 학내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대학가에서 탄핵 반대를 촉구하는 글들도 등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서는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대자보 위에 ‘대통령을 석방하라’ ‘이재명 전과 4범’ 같은 대자보가 붙는 ‘게시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 의견이 적힌 대자보를 찢기도 한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엔 최근 ‘탄핵 반대 시국 선언’ 서명인 모집 글이 올라왔다.

고려대도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서 한 학생이 최근 탄핵 반대 시국 선언문 서명운동을 시작하자 탄핵에 찬성하는 다른 학생이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양대 커뮤니티에도 탄핵 반대 시국 선언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김준희(24)씨는 본지 통화에서 “10여 개 대학에 재학 중인 90여 명의 학생들이 학적 증명을 받고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소통하고 있다”며 “이르면 2월 말쯤 공동으로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을 낭독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