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 대표가 ‘딸기시루’의 흥행 비결로 “아내의 아이디어”를 꼽았다.
임영진 성심당 대표는 11일 ‘SBS 스페셜-THE 빵’ 1부에 출연해 성심당의 대표 상품이 된 ‘딸기시루’의 탄생 비화를 공개했다.
1956년 문을 연 성심당은 튀김소보로와 부추빵 등으로 대전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이었다. 그러다 몇 년 전 출시한 딸기시루 케이크가 소셜미디어에서 ‘가성비 케이크’로 입소문 나며 이제는 젊은 세대들도 찾는 전국구 맛집이 됐다. 딸기시루 케이크는 단단한 브라우니 시트 사이에 ‘딸기를 실수로 쏟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딸기와 크림을 아낌없이 넣는 게 특징이다.
성심당 제빵사는 “매장 개점도 하기 전에 700명 정도가 와서 백화점 건물 한 바퀴를 쭉 돌아서 주차장까지 줄 선 적도 있었다”며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시루케이크 사려고 새벽 2시부터 오셔서 매장에 입장하는 데만 7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딸기시루의 원래 이름은 ‘스트로베리 쇼콜라 케이크’였다”며 “검은색 시트가 시루떡처럼 겹겹이 있어서 이름을 ‘딸기시루’라고 바꿨는데, 그게 히트가 됐다”고 했다. 이어 “스트로베리 쇼콜라 케이크일 때는 거의 판매가 안 됐었는데 딸기시루로 이름을 바꾼 다음에 판매가 많이 됐다”며 “아내 아이디어다. 김미진 이사가 이름을 잘 짓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임 대표는 또 다른 비결로 “소셜미디어 덕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저희 제품은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무게를) 썼는데, 고객이 저울에 달았나 보더라. 우리가 안내하기로는 2.3㎏이라고 했는데 2.5㎏이 나왔다”며 “그걸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많이 알려지게 됐다”고 했다.
딸기시루는 온라인에서 이른바 ‘과소 광고한 케이크’로 유명해지면서 무게 인증 사진을 올리는 게 유행이 됐다. 한 케이크의 무게는 2.7㎏이 나가기도 했다. 또 네티즌들은 “딸기시루 들고 가다가 팔에 알 배겼다” “딸기시루는 지게로 지고 와야 한다” “왕관의 무게는 몰라도 시루의 무게는 알게 됐다” 등 다양한 후기를 올렸다.
임 대표는 “제 생각에는 고객들한테 많이 주었을 때 많이 되돌아오는 것 같다”며 “잘한다고 해서 막상 와보니 실망하기도 하지 않나. 그렇지 않고 ‘생각보다 더 푸짐하고 좋다’며 만족도가 높으면 만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사고, 자주 오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 있다”고 했다.
성심당을 찾는 이가 많아지면서 대전역에 새로운 공간도 생겼다. 대전역 물품 보관함이 빵으로 가득 차자 ‘빵 전용 보관소’가 생긴 것이다. 임 대표는 “동네 상인회에서 빵 보관소를 만들어줬다”며 “고객들이 빵을 보관하고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하고, 물건도 산다”고 했다. 그는 “상인회도 좋고, 고객들이 빵을 잘 보관해서 나중에 집에서 맛있게 드시니까 저희도 좋다”고 했다.
임 대표는 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오랜 시간 기다려주는 고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사하기도 하고, 참 감동적”이라며 “빵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앞으로도) 빵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