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금남로 일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잇따라 열리기 때문이다.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1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연다. 오후 5시부터는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인 ‘광주비상행동’이 5·18민주광장에서 탄핵 촉구 집회를 연다. 두 장소의 거리는 약 200m.
경찰은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인력과 바리케이드를 최대한 투입해 양측의 접촉을 막을 것”이라며 “물리적 충돌을 야기한 사람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하겠다”고 했다. 15일 금남로 일대는 차량의 통행이 금지된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근처 도로나 조선대 등에 주차한 뒤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 등이 참여한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 선언 연석회의’는 13일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이브코리아 집회는) 반헌법 극우 세력의 내란 선동”이라며 “광주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방어선을 치겠다”고 했다. 이어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1980년) 전두환 쿠데타 세력의 만행에 맞서 싸우면서 수많은 민주 시민이 피를 흘린 곳”이라며 “더 큰 민주주의의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배회하는 극우의 망령을 쫓아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는 갈수록 참가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일 부산역 집회에 경찰 추산 1만3000명이 모인 데 이어 지난 8일 동대구역 집회에는 5만2000명이 집결했다. 세이브코리아 측은 “광주 집회의 경우 경찰에는 1만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신고했지만 실제 참석 인원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에서 참가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 동대구역 집회 못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 대구에 이어 광주 집회에서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연설할 예정이다. 전씨는 최근 적극적으로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비상행동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동조 세력이 민주주의 심장인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를 더럽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광주비상행동 측은 “경찰에 집회 참석 인원을 500명으로 신고했지만 탄핵 반대 집회에 맞서 더 많은 인원이 모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유튜버 안정권씨가 5·18민주광장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기 위해 광주시에 문의했지만 광주시는 불허했다. 당시 강 시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5·18민주광장에서 극우 집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썼다. 안씨는 대신 금남로에서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한편,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13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다. 지난 3일 국민변호인단 모집을 시작한 이후 열흘 만에 15만7000여 명이 가입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경찰 추산 4000여 명이 모였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국민변호인단 여러분의 염려와 성원에 감사드리며 특히 청년들의 꿈과 열정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석방하라” “대한민국 자유민주 지켜내자” 등 구호를 외쳤다.
전한길씨는 연단에 올라 “국민변호인단에 벌써 15만명의 국민들이 모였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조만간 수백만명이 대한민국과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모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상계엄 땐 10%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주에 이미 50%를 넘었다”며 “이번 주말 광주에서 집회가 있는데 전라도민들까지 동참한다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60%를 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