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이 대학에 합격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학이 취소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는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몰래 알아낸 재수 학원 동료가 벌인 일로 밝혀졌다.
1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피해 학생 A씨는 올해 숭실대학교 정시 모집에 합격해 등록금을 납부한 후 입학을 기다렸다. 그러다 지난 15일 학교로부터 ‘등록금 환불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A씨는 등록금 환불이나 입학 포기 신청을 한 적이 없었지만,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자신의 명의로 ‘등록 포기 확인서’가 제출돼 있었다.
깜짝 놀란 A씨는 즉시 학교 측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IP 주소 추적 결과 경기도에서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날 A씨는 B씨라는 인물로부터 본인이 이 사건의 장본인이라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받았다. B씨는 지난해 A씨가 재수를 하며 다녔던 기숙학원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학생이었지만, 교류한 일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합격 사실 또한 A씨의 가족들만 알고 있었다.
B씨는 메시지에서 자신이 A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학교 홈페이지에 무단으로 로그인한 후 등록을 취소했다고 실토했다. B씨는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학교 입학처에 전화하려 했지만 주말에는 전화를 안 받더라. 내일 바로 전화해서 최대한 되돌려보겠다”며 “하루 동안 너무 미안해하다가 지금은 일단 방법이 너한테 사과하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B군은 지난 17일 숭실대 입학처를 방문해 자초지종을 자백하고 사실확인서 등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숭실대학교는 내부 검토를 거쳐 18일 A씨의 입학을 재등록 처리했다. A군은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대화도 한 적 없는 기숙학원 옆자리 애가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지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