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1일 모교인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제137회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졸업생들에게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새 전 국민이 답답해합니다. 여러분이 나가서 깨주세요.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전 국민께 희망을 심어줍시다.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저력 있는 나라라는 걸 보여줍시다.”

21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건국대 제137회 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 8분부터 23분까지 15분가량 축사를 맡은 서정진(68) 셀트리온 회장은 졸업생들에게 현 시국을 언급하면서 “여러분(졸업생)이 이 답답함을 깨달라”고 당부했다. 서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서 회장은 축사 말미에 “요새 전국민이 답답해한다. 나도 이 답답함을 깨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전국민께 희망을 심어주자. 전 세계에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나라라는 걸 보여주자”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선수로 가세하는 게 대한민국의 원동력, 새로운 힘이 되길 바란다”며 “후배 여러분”을 선창했고, 졸업생들은 “우리가 최고다”라며 답했다.

또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본인이 셀트리온을 창립(2002년)한 뒤 겪었던 시련과 어려움을 회상했다. 그는 “여러분이 꿈을 그렸다면 도전을 무너질 때까지, 달성할 때까지 해야 한다”며 “사업 초창기 시절 스탠퍼드대 교수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토머스 메리건 교수를 보려고 집 앞에서 며칠간 기다린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 모든 사람은 희망과 꿈에 들뜬 사람을 좋아한다”며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겪는 첫 번째 어려움의 문을 여는 행위를 ‘도전’이라고 하는데,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려움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도전이 힘들 수 있지만 즐겨라. 교수가 가르쳐준 배움을 기초로 인생을 즐겨라”고도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 회장은 이날 있었던 한 일화를 소개하며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 회장은 이날 학교에 와서 아침으로 교내의 한 식당에서 잔치국수를 먹던 중 한 박사 졸업생이 자신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그 졸업생이 하버드대에 포스트 닥터(포닥) 연구를 가게 됐다고 말했다”며 “자신에게 인사한 학생은 손을 들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서 회장은 “학교랑 상의해서 회사와 맞는 졸업생이 있다면 4~5명을 셀트리온에 모셔가겠다”며 아까 만난 후배를 향해 “하버드 포스트 닥터가 나으냐, 우리 회사가 나으냐”고 묻기도 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서 회장의 질문에 환호했다.

이 밖에 이날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원종필 건국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지난해 한 대학 평가에서 3년 연속 탑 10에 진입했고, 평판도에선 역대 최고 순위인 6위, 고교생 선호 대학은 4위를 기록했다”며 “지속적인 성과와 높아진 위상은 졸업생을 비롯한 구성원의 노력으로 일궈낸 결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