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수험생 엄마’ 김모(55)씨는 구매한 지 세 달도 채 되지 않은 몽클레어 패딩 한 벌을 최근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 내놨다. 최근 한 개그맨이 유튜브에 올린 대치동 학부모 풍자 영상으로 심기가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대치동 학부모들이 죄다 이 패딩을 교복처럼 입는 것처럼 나오고 아주 나 같은 사람을 희화화했다”며 “옷만 보면 기분이 나빠지고, 거리에 입고 나가면 비웃음 당하는 것 같아 구매가의 절반에 팔아버릴 것”이라고 했다.
대치동 학부모들의 ‘교복’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던 몽클레어 의류가 중고 거래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달 초 개그맨 이수지(40)씨가 몽클레어 옷을 입고 나온 유튜브 풍자물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는 대치동 학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영상이 올라온 지난 4일부터 25일까지 22일간 중고 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 매물로 올라온 몽클레어 의류는 1190개에 달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3일까지 22일간 등록된 게 약 910개인데, 200개 넘게 증가한 것이다. 신품 가격은 400만원가량인데, 중고 매물은 100만~3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논란의 영상에서 이씨는 네 살 자녀가 수학 학원에 가 있는 동안 차 안에서 김밥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제기차기, 배변 훈련 등에도 과외를 붙이려는 극성 대치맘을 연기한다. 또한, “영재적인 모먼트(moment)다” “액팅(acting)도 가능하시고요?”라며 ‘국영문혼용체’를 사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네티즌들은 “평소에 보던 대치맘 모습 그대로다” “대치동의 극성 교육열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고 호응했다. 해당 영상 조회 수는 25일 현재 678만 회를 기록했다.
일곱 살 아들을 대치동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는 30대 조모씨는 “아무리 대치동이라도 제기차기에 배변 활동까지 과외 선생을 붙이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자식 학원 간 동안 차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대화 중간중간 영어를 섞는 학부모가 있어도 전체의 10% 정도인데, 유튜브 영상이라고 해도 너무 성급한 일반화를 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유튜브 영상 가지고 옷까지 팔아버리는 건 과도하다” “수익을 목적으로 만든 유튜브에 과도한 사회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느냐”고 하는 대치동 주민도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