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분수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두고 대학가에서 불붙은 갈등이 27일 건국대와 서강대로 확산했다. 특히 건국대에서는 일부 유튜버가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한 여학생을 향해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등 소란이 일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진구 건국대 앞 분수광장에서는 탄핵 찬성・반대 시국선언 발표회가 연이어 열렸다. 두 집회에 참가한 재학생과 졸업생은 각각 20여명 규모였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와 유튜버 등 130여명이 건국대로 모여들었다. 이에 경찰도 50여명을 배치, 폴리스라인을 두 겹으로 설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탄핵 반대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찬성 측 참가자들을 향해 “빨갱이는 죽여도 돼” “시진핑 XXX 해봐” 등 소리를 지르는 등 양측 간 고성이 오갔다. 한 유튜버는 발언하는 여학생에게 “최신 야동(음란물)이나 추천해 달라”며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탄핵 촉구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최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캠퍼스까지 들어와 갈등이 커지는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재학생 김나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씨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학생들이 없는 학교를 돌며 ‘빈집털이’를 하고 혐오 표현을 내뱉으며 대학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쯤 서강대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학생들과 반대하는 학생들이 주최한 기자회견과 집회가 각각 캠퍼스 정문과 후문 인근에서 열렸다. 당초 양측 모두 캠퍼스 내 청년광장에서 집회를 예고했지만, 서강대 총무처는 안전한 학습환경 보장 등을 이유로 교내 집회와 외부인 출입을 모두 금지했다. 대학 측 관계자는 “(전날 열린) 이화여대 집회처럼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안전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