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과수원을 운영하며 주변에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온 60대 여성이 뇌사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6일 권태숙(65)씨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양측 신장과 간장, 폐장을 기증했다고 27일 밝혔다.권 씨는 1월 21일 새벽,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권씨는 생전 가족들에게 “나중에라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자녀가 장기 기증 희망 등록 신청을 했을 때 이를 칭찬했는데, 가족들은 이러한 권씨의의 뜻을 생각해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어머니의 신체 일부가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 생명을 이어간다면,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의미가 될 것 같아 기증을 결정했다”고 했다.
경상북도 영주시에서 1남 6녀 중 막내로 태어난 권 씨는 다정한 성품을 지니고 주변 이웃을 살뜰히 챙기는 사람이었다. 신앙심이 깊었던 그는 교회를 다니며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봉사를 꾸준히 해왔으며, 꽃 가꾸기와 뜨개질을 즐기기도 했다.
충청남도 서산시에서 30년 넘게 과수원을 운영하며, 수확한 과일을 이웃과 나누는 것을 좋아했던 권씨. 그는 사과 농사가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하며, 2010년 태풍 피해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언제나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삶을 실천했다.
권 씨의 아들 이원희씨는 “엄마, 살면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못 한 것이 시간이 지나 후회가 되는 것 같아요. 살아계실 때 더 자주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해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서야 그 시간이 너무 그립습니다. 엄마, 많이 사랑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