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에 혼자 있던 도중 발생한 화재로 화상 등을 입어 중태에 빠진 A(12)양의 가정이 전기·상하수도 요금 미납 등 수 차례 복지 위기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A양 가정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해 5차례 복지 위기징후가 포착됐다.
A양은 지난 26일 오전 10시 43분쯤 혼자 있던 인천 서구 심곡동 집에서 불이나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식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당시 A양의 아버지는 치료를 위해 병원에, 어머니는 일터에 나가 있었다.
복지 위기징후는 건강보험료 체납, 단전, 단수 등 39개 지표로 파악한다. 복지부는 복지 위기징후가 확인되면 지방자치단체에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도록 통보하고 있다.
A양 가정은 지난해 1월 아버지가 신장 투석 치료 때문에 의료 위기 세대로 분류됐고, 같은 해 3월 A양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두면서 월세와 공과금 등이 미납되는 주거·의료 위기가 발생했다.
전기요금 미납으로 인한 단전 안내문과 상하수도 요금 독촉 고지서도 전달됐다. A양은 복지부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 아동 관리 대상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A양 가정은 어머니가 경제 활동으로 기준 이상의 고정적인 수입이 있고, 차량을 소유해 기초생활수급 등 금전적 지원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다.
관할 지자체인 인천 서구는 지난해 9월쯤 A양 집을 찾아 가정 환경을 확인했지만, 홍보 물품만 전달하고 후속 조치는 하지 않았다. 화재 현장에서는 여러 개의 컵라면 용기 쓰레기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이 발견됐었다.
서구는 화재 사고 이후 A양의 부모에게 긴급 생계비 지원을 안내하고, A양 부모가 이를 신청함에 따라 약 160만원의 긴급 생계비와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