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용실 여러 군데에서 거절당한 어르신의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미용실이 많아지면서 미용실 방문이 불편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약 안 하고 미용실 방문했다가 거절당하고 주눅 든 어르신’이라는 제목으로 전날 스레드에 올라온 글이 공유됐다.
미용실을 운영 중이라는 스레드 이용자 A씨는 “며칠 전 손님 파마 중에 어느 노인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문 밖에서 우물쭈물하고 계셔서 나가봤다”며 “‘예약을 안 했는데 머리 못하겠죠? 죄송해요’라고 하시는데 손도 떨고, 너무 주눅 들어 계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단 들어와서 손 좀 녹이고 가시라고 했는데 벌써 몇 군데에서 거절당하고 오셨다더라”며 “요즘 다들 예약제인 건 아는데 예약을 할 줄 모른다고,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시는데 이게 왜 사과할 일인가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당장 머리하고 싶은 때도 있고, 일정이 부정확해서 예약을 미리 해놓기 애매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나는 (손님들에게) 100% 예약제는 아니라고 안내드린다”고 했다.
A씨는 “야무지게 파마도 해드렸는데 ‘노인이 이런 곳 와서 미안하다’고 그러시더라. 다 끝나고 하신 말씀이 너무 행복하시다는 거였다”고 했다.
끝으로 “참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우리에겐 쉬운 거절도 어르신들에겐 크게 다가올 수 있고, 우리에겐 쉬운 호의도 어르신들에겐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라며 “조금 더 친절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의 이 글은 스레드에서 35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유돼 네티즌들의 공감을 샀다.
네티즌들은 특히 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용실에서 거절당한 비슷한 경험담을 공유하며 예약제 운영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 엄마가 요즘 이러시더라. 미용실 한 번 갈 때마다 엄청 고민하시는데, 손님 없어서 쉬고 있는 미용실 들어가도 예약 없으면 안 된다고 문전박대하더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엄마가 70대이신데 동네 미용실 여기저기서 퇴짜 맞으셔서 이사한지 10년도 더 된 옛날 동네까지 가서 머리하신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젊은 나도 미용실 갔다가 예약 안했다고 두번 퇴짜 맞고 집에서 혼자 머리 잘랐는데 어르신들은 더 슬플 거다” “예약 가능한 시간이라도 안내해주면 되는데 손님 없어도 현장에선 예약 안해주더라” “난 그래서 예약 필요 없는 단골 미용실만 다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