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홍역 환자의 72%는 베트남 방문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해외 방문 전에는 백신 접종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7일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홍역 환자는 작년 49명, 올해는 전날 기준 16명 발생했다. 모두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국내에서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특히 작년 12월부터 이달 6일까지 발생한 홍역 환자 18명 중 13명(72%)은 베트남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13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홍역 백신 접종력을 모르거나 접종한 적이 없는 이들이었다. 유일한 백신 2회 접종자는 지난 1월 1주 미만으로 다낭을 다녀온 20대였다.

이들의 연령은 0세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1차 홍역 백신 접종 시기(생후 12~15개월) 이전의 영유아(생후 7~13개월)도 4명 포함됐다. 홍역 환자들의 베트남 체류 기간은 최소 5일에서 최대 1.5개월이었다. 이들은 귀국 후 발열을 동반한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발진이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작년 기준 전 세계 홍역 환자 수는 약 33만명으로, 2023년(약 32만명)과 2022년(약 17만명)에 비해 늘었다. 홍역 환자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순으로 많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에서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작년 베트남의 홍역 환자 수는 2105명이다. 공식 홍역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아니지만, 국내 여행객이 많아 베트남 방문 이력을 가진 감염 환자가 꾸준히 보고되는 것으로 질병청은 추정하고 있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다. 감염 시 발열·발진·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 나타난다.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의 확률로 감염될 수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여행 전 홍역 백신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 출국 최소 6주 전부터 2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