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1년 전 이맘때만 해도 흰색, 분홍색 매화가 만발했었는데 가지마다 작은 꽃봉오리만 매달려 있었다.
관광객 이현수(62·광주광역시)씨는 “꽃 보러 왔는데 가지만 보고 갈 줄은 몰랐다”고 했다. 마을 주민 A씨는 “이렇게까지 꽃이 안 핀 3월은 처음”이라고 했다.
광양시는 7일부터 매화마을에서 축제를 열 예정인데 축제도 비상이 걸렸다. 광양 매화축제는 지난해 85만명이 찾은 전남 지역 대표 봄꽃 축제다.
광양시 관계자는 “현재 개화한 매화 비율이 7% 정도밖에 안 된다”며 “‘꽃 없는 꽃 축제’를 열어야 할 판”이라고 했다.
남부 지방에서 매화는 보통 2~3월에 핀다. 광양시 관계자는 “지난달 수시로 추위가 닥쳐 매화가 꽃을 피우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2025 겨울철 기후 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영하 0.5도로 평년보다 1.7도 낮았다.
광양시는 일단 예정대로 축제를 열 계획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파는 매화축제 관광 상품이 올 초에 이미 매진됐다”며 “축제를 미룰 수도 없다”고 했다. 공연 무대와 지역 특산품 판매 부스도 이미 빌렸다고 한다.
앞서 지난 1~3일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동주말장터에서 열린 ‘원동매화축제’는 매화가 피지 않아 매화 없는 축제로 치렀다. 양산시는 매화나무 가지에 전구를 설치해 꽃을 연출했다.
창원시는 ‘진해군항제’를 오는 29일 열기로 했다. 작년보다 일주일 미룬 것이다. 지난해 꽃샘추위 때문에 벚꽃이 덜 핀 상태에서 축제를 치렀기 때문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올해도 날씨 변덕이 심해 안전하게 뒤로 미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