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을 이겨낸 중학생 축구 꿈나무가 투병 생활을 마치고 4년 만에 주전선수로 경기장에서 뛰게 됐다.
7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경기 이천 마장중 3학년 강민재군은 수원FC 유소년 선수로 뛰던 2021년 6월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혈액암 중 하나인 ‘T-세포 림프모구성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좋아하는 축구를 앞으로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그는 머리를 다 밀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축구 전지훈련 중인 친구들 생각에 눈물을 흘리다가 잠들기도 했다.
항암 치료 중이던 2023년 1월부터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근육이 많이 빠져 이전처럼 뛰는 게 쉽지 않았고, 결국 단 5분만 뛰고 벤치를 지켜야만 했다.
강군을 일으켜 세운 건 손흥민 선수의 응원이었다. 소식을 접한 손흥민은 편지를 통해 “안녕 민재야, 흥민이 형이야.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민재 꿈이 이뤄질 거야. 암도 이겼는데 민재가 못해낼 건 없을 거야. 형이 응원할게.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마침내 강군은 3년여 만인 지난해 7월 치료 종결 판정을 받았고, 오는 14일 1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강군의 올해 리그 첫 경기가 열린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재욱 교수 (주치의·소아혈액종양센터장)는 “힘든 항암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좋아하는 운동을 해서 기쁘며, 앞으로도 원하는 축구를 건강하게 잘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복귀전을 앞둔 강군은 “손흥민 선수가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라고 직접 손 편지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되어서, 제가 아팠을 때 도와주셨던 모든 분에게 꼭 보답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