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2회 로또 1등 당첨 번호. /동행복권 홈페이지

로또 1등 당첨번호가 모두 20번대인 흔하지 않은 경우인데도 다수의 당첨자가 나오자 일각에서 또다시 조작설이 불거졌다.

지난 8일 발표된 제1162회 로또복권 추첨에서는 ‘20, 21, 22, 25, 28, 29’가 1등 당첨번호로 뽑혔다. 2등 보너스 번호는 ‘6’이다.

당첨 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36명으로 8억2393만원씩 받게 됐다. 이 중 23명은 수동으로, 11명은 자동으로, 2명은 반자동으로 당첨됐다. 당첨 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78명으로 각 6338만원씩을 받는다.

1등 당첨 번호가 모두 20번대에 몰리는 흔치 않은 일이 발생했는데, 당첨자가 36명이나 나오자 일부에서는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바로 직전인 제1161회 로또에서는 한 판매점에서 자동 방식으로 구매한 복권 2장이 모두 1등에 당첨되자 전산 조작 음모론이 제기됐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무작위 추첨이기에 1, 2, 3, 4, 5, 6처럼 연결된 숫자도 당첨 번호가 될 수 있다”며 “20번대 숫자가 나왔다는 것만으로 조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매주 20명의 참관인과 경찰관의 입회하에 공정하게 추첨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에도 1등 당첨자가 수십 명씩 나오자 로또복권 조작설이 제기된 바 있다. 동행복권은 로또 추첨 과정의 투명성을 대중에게 확인시키는 차원에서 2023년 6월 기자 및 일반 참관인 150여 명을 초청해 ‘대국민 로또 공개 추첨방송’을 진행한 데 이어 작년 11월에도 100명의 일반인 참관단 앞에서 로또 추첨 생방송 행사를 열었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2023년 서울대 통계연구소 등 전문 기관에 검증을 맡겼다. 그 결과 서울대 통계연구소는 “여러 명의 당첨자가 동시에 나오는 것은 확률적으로 충분히 발생 가능한 범위에 있다”며 “회차별로 구매 횟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에 따라 앞으로도 다수의 당첨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로또복권 판매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작년 로또복권 판매액은 7조3348억원으로, 9년 전인 2015년(3조5550억원)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오후 8시에 복권 판매를 마감하고 35분이 지나 추첨방송을 진행하는 방식에 관해 복권위원회는 작년 5월 간담회에서 “저녁 8시 13분에 한 번, 8시 50분에 한 차례 더 감사 자료를 확인해 위‧변조 여부를 확인한다”며 “복권위와 동행복권 5개 데이터베이스(DB) 서버를 동시에 해킹해야 조작 가능한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