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구제역이 발생한 전남 영암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출입 통제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남 영암군의 한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것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방역 당국은 집중 소독과 전국 농가 백신 접종을 앞당겨 확산을 막고 있다.

15일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따르면, 지난 14일 전남 영암군 도포면의 한우 농장에서 증상이 신고돼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다.

이어 이날 영암군의 다른 한우농장 3곳에서도 추가로 구제역 발생이 확인돼, 국내 구제역 발생 농가가 모두 4곳으로 늘었다. 각 농장의 농장주가 구제역 의심 증상을 신고해 방역 당국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세 농장에서 소 26마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 농장은 최초 발생 농가에서부터 1∼1.7㎞ 떨어진 곳에 있다.

중수본은 각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보내 출입을 통제하고 임상 검사와 소독, 긴급 방역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해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은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40도 이상의 고열에 시달리면서 사료를 잘 먹지 않거나, 거품 섞임 침을 흘린다. 치사율이 높진 않지만, 식육 등의 질이 떨어져 공급을 할 수 없게 돼 축산 농가에 치명적이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상황실에서 전남 영암군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관련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구제역 중수본은 구제역 발생에 따라 영암군과 인접 7개 시·군(강진·나주·목포·무안·장흥·해남·화순)의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심각’으로 상향했다. 그 외 지역의 위기 경보는 ‘주의’로 조정했다.

중수본은 감염 방지를 위해 오는 16일 오전 8시까지 전국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영암군과 인접 7개 시·군의 우제류 농장 9216곳에서 기르는 가축 115만7000마리에 대해 구제역 예방 접종과 임상 검사를 하기로 했다.

다음 달 시행하기로 한 전국 소·염소 농장 구제역 백신 접종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앞당겨 진행한다.

중수본은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당장 한우 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