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하여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20명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이들은 법원 진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후문을 강제로 개방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17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서부지법 난입 사태 가담자 63명 중 20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이 가담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탓에 재판부는 공판기일을 나눠 진행 중이다. 앞서 10일에는 23명이, 14일에는 2명이 재판을 받았다.
이날 피고인 대부분은 청사에 들어간 사실은 인정했으나, 후문을 강제로 개방한 사실이 없고 열려있는 문으로 뒤늦게 들어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수건조물침입’이 아니라 ‘일반건조물침입’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튜버 최모씨의 변호인은 “청사 5층까지 들어간 것은 인정하지만 유튜버로서 현장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진입한 것”이라며 “후문을 강제 개방하는 행위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다. 피고인 유모씨의 변호인도 “이미 (후문이) 다 열린 상태에서 후문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며 “1층 출입구까지 간 사실은 맞지만 후문을 강제로 연 것은 아니라 단순 건조물 침입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건조물침입죄를 저지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사실이 입증되면 처벌 수위가 더 강한 특수건조물침입(5년 이하의 징역)과 특수공용물건손상방해(기존 형량에 2분의 1까지 가중)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변호인 측은 “검찰 측이 공소장을 지나치게 일률적으로 적시해 기소했다”며 “후문을 강제로 개방한 사람에 대한 공소사실과 그냥 들어간 사람의 공소사실을 다시 정리해 주시거나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후문 강제 개방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 다수 피고인의 입장”이라며 “피고인들이 후문을 강제로 개방한 사실과 피고인들이 경내로 들어간 방법을 명확히 하고 이에 따른 공소장 검토를 하도록 검찰에 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부지법 난입 사태 가담자들에 대한 변호를 맡은 자유청년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마포구 공덕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호인단 소속 임응수 변호사는 “서부지법 건물 밖 경내는 야간에도 출입이 허용돼 온 공간으로 주거침입죄(건조물침입죄)의 보호 공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단순히 개방된 후문으로 앞의 상황을 모르는 시위대가 들어왔다고 해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사전에 공모된 범행이 아니라며 경찰이 조직화된 범죄로 만들기 위해 강압수사를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