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할린에서 마주친 한 남성이 자신을 북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유튜브 '빈틈여행'

한 여행 유튜버가 러시아 사할린에서 북한 노동자들과 우연히 마주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빈틈여행’에는 ‘2m 폭설, 북한 사람들이 반겨주는 수상한 섬 입국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유튜버는 러시아 동부 사할린으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북한 노동자를 만나는 장면이 찍혔다. 영상을 보면 이 유튜버는 유즈노사할린스크 공항에 도착한 후 택시를 타고 한 호스텔로 이동했다. 호스텔에 들어서자, 1층 로비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유튜버가 체크인을 하려고 로비에서 기다리던 중 공사하는 쪽에서 “조그마한 거”라는 한국말이 들렸다.

북한 노동자와 유튜버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유튜브 '빈틈여행'

유튜버는 ‘왜 한국말이 들려“라며 놀라 공사하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튜버가 ”한국 분이세요?“라고 물었다. 공사를 하고 있던 두 남성 중 한 남성이 ”우린 한국 사람 아니에요. 북조선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북한 노동자이며,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있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버가 여기서 일하냐고 하자, 남성은 ”오늘까지 끝났다. 어디 사람인가?“라고 다시 질문했다. 유튜버는 남조선에서 왔다고 답했고, 남성은 반가움을 표했다.

북한 노동자들이 유튜버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있다./유튜브 '빈틈 여행'

여기서 일하면서 지내냐는 유튜버의 질문에 남성은 ”여기서 가까운 곳에서 침실을...우리 침실 숙소가 우리 여관이 거기 있다“고 했다. 이후 북한 노동자들은 짐을 챙겨 나가면서 이 유튜버에게 여행을 즐겁게 보내라며 작별 인사도 건넸다.

한편, 러시아 사할린에는 북한 노동자가 계속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5일 연방통계청의 이민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러시아에 입국한 북한 주민은 1만3221명이라고 보도했다. 2023년 1117명보다 약 12배 늘어난 수치다.

2022년 발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까지 한 러시아 회사는 사할린섬 남부에 위치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의 아파트 단지 공사에 북한 노동자들을 투입해 왔다. 이곳에는 ‘고려’와 ‘평양’, ‘아리랑’ 등의 이름의 북한 식당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2017년 통과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2019년까지 유엔 회원국들의 북한 노동자 송환을 의무화돼 해외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다만, 최근 북러 간 무기 거래와 북한군 파병까지 이루어지면서 양국 관계가 긴밀해짐에 따라 러시아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