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업체가 버려야 할 생리대와 기저귀 등 위생용품을 재포장해 대량으로 재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저품질 위생용품들이 국내에도 유통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지 언론에 보도된 중국 업체가 국내에 등록된 업체도 아닐뿐더러 수입된 제품 역시 없다고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15일 오후 방영한 ‘3·15 완후이(晩會·저녁 특집 방송)’에서 동부 산둥성 지닝시 량산현의 한 제지 유한회사가 불량 판정받은 다른 위생용품 업체들의 생리대와 기저귀를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사들인 뒤 재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회사 분류는 ‘제지 유한회사’로 해놓고 정작 종이 제품은 생산하지 않은 채 폐기물 재활용 작업을 주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상적인 생산 규정에 따르면 불량 판정받은 제품은 폐기해야 하지만, 업체는 외관상 큰 오염이 없는 제품을 선별해 재포장 한 뒤 시중에 유통했다. 또 중국 위생 관리 기준에 관한 법률상 재활용 원료는 일회용 위생용품에 사용해선 안 되지만, 재판매하지 못할 수준의 폐기 위생용품들은 2차 가공을 거쳐 일회용 위생용품 제조업체에 다시 팔았다. 이 업체가 이런 방식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사들인 폐기 위생용품은 매년 수만톤에 달했다. 보도 화면에는 업체의 창고에 지저분하게 관리된 생리대와 기저귀가 널브러진 장면이 담겼다.
방송 이후 소비자들의 비판이 커지자, 지닝시 시장감독관리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보건 당국 등과 합동 조사팀을 구성하고, 문제의 업체에 즉시 폐쇄 조치를 내렸다. 또 업체 대표 및 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지닝시 당국은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위생용품 생산 및 유통 전반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불법 행위를 강력히 단속해 위생용품의 품질 및 안전성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했다.
◇ ‘폐기물 위생용품’ 국내 유통 우려에... 식약처 “수입된 적 없어”
이번 일로 일각에선 중국 업체의 폐기물 위생용품이 국내에도 유통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 수입된 제품은 없으며, 국내에 등록된 업체도 아니다”라고 했다.
기저귀, 생리대와 같은 위생용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수입업 신고를 해야 한다. 또한 수입 품목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한 의약외품을 수입하려면 해외 제조소 등록이 필요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제품의 경우 국내에 수입된 물량도 없고, 해외 제조소로 등록된 업체도 아니라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