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린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산에서 바라본 수원 시내 곳곳이 눈으로 쌓여있다. /뉴스1

“봄에 눈이라니....”

18일 때 아닌 폭설로 인해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눈보라를 헤치며 종종걸음을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우산에 한가득 쌓인 눈을 털며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에 들어선 박다솜(36)씨는 “눈이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며 “차를 놓고 지하철을 타러 왔는데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며 목도리와 장갑으로 중무장 한 채 발길을 재촉하던 김영선(51)씨는 “3월 중반이 지났는데 추위에 눈까지 오니 몸이 무겁다”며 “퇴근길엔 날씨가 풀렸으면 한다”고 했다.

인근 버스 정류장도 북새통을 이뤘다. 눈 소식에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는 김재모(28)씨는 “다들 같은 생각인지 사람이 너무 많다”며 “지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하고 나온 시민들이 버스 정류장 처마 아래에 모여 눈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답답한 도로 상황에 연신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하다 지하철역으로 발길을 급하게 돌리는 한 남성은 “30분이나 일찍 나왔는데도 늦을 것 같다”며 “지하철은 상황이 좀 나을까 싶어 타려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하늘을 전부 가릴 듯 내리는 눈에 도로마다 차량들도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등굣길에 오른 학생들은 눈 소식에 마냥 신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수북하게 쌓인 눈에 발자국을 만드는가 하면, 친구에게 눈덩이를 만들어 던지기도 했다. 그 뒤에는 아이들이 눈길에 미끄러져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이 있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적설량은 의정부 13.6㎝, 포천 12.7㎝, 고양 10.9㎝, 남양주 10.2㎝, 양평 9㎝ 등 도내 평균 6㎝이다. 오전 5시 15분쯤 폭설로 인해 의정부경전철 전 구간의 운행이 2시간 10분가량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앞서 오전 0시 45분쯤 경기 안산시 상록구 수인로에서 20대 우즈베키스탄인이 승용차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숨졌다.

경기도는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장비 1460대와 인력 2332명을 투입해 제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