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의 사죄와 즉시 하야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8일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계몽’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민주주의가 아닌) 왕정주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가 누굴 가르치느냐”고 했다. 이어 “12월 3일 대통령이 한 이상한 짓에 가장 분개해야 하는 건 보수주의자다. 그런데 진영 논리에 갇힌 보수주의자들은 같은 보수주의자인 나에게 ‘빨갱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김 의원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정치외교학부 학생자치회 주관의 강연에 연사로 나섰다. 그는 “비상계엄 해제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수많은 의원님이 나눈 이야기에 나라와 국민에 대한 걱정은 없고 선거에만 신경 쓰는 것이 충격이었다”며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이 비상계엄에 보인 반응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향해서는 “지금은 윤 대통령을 순교자로 만들어서 종교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성 지지층이 모여 있고, 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면 당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앞서는 것”이라고 했다.

18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김혜민 기자

김 의원은 줄곧 비상계엄 사태에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해 12월 4일 본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명이고, 같은 달 14일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졌다고 공개했다. 국민의힘에선 ‘부결’ 또는 ‘불참’ 당론을 정했는데 김 의원이 따르지 않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당론에 반하는 행보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현재 철저히 고립되고 공격받고 있다”며 “계란으로 바위치기 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울산의 황태자였던 내가 지금 패가망신할 수도 있는 처지에 있지만, 매우 행복하다”며 “비겁하게 살 수는 없지 않나. 국회의원으로 있는 동안 부여된 사명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현재의 극단적 정치 진영에 대해서는 거짓 선동을 강력히 제재해야 함을, 고착화된 정당 구조 탈피를 위해서는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중선거구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