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강연에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19일 오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가 주최한 행사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에서 홍 시장은 약 2시간 동안 강연을 이어갔다. 이날 홍 시장은 “대통령이 계속 구치소에 있었다면 탄핵이 됐겠지만 석방이 돼 탄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재판관이 좌파 넷, 우파 넷으로 갈리는데 우파에서 2명 이상이 탄핵을 인용하는 일이 쉽게 일어날 수 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기각되면 매일같이 대통령 퇴진 운동이 벌어져 촛불 사태가 또 일어날 것이고, 탄핵이 인용되면 정치적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현행 대통령제가 제왕적 속성을 가지고 있어 개헌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장관 하나 제대로 임명하지 못하는데 (지금이) 제왕적 대통령제라니 동의하기 어렵다”며 “대통령보다 국회의 권한이 훨씬 강하다”고 했다. 홍 시장은 “극렬한 대립 양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고, 상원과 하원이 있는 양원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명태균 게이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시장은 “경남지사를 지낼 때부터 (명태균을) 여론 사기꾼으로 알고 있었다”며 “나에게도 접근하려 했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치 초짜니까 (제안을) 덥석 문 것”이라며 “나는 사기꾼에게 놀아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일부 의원의 당론과 어긋나는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당론과 국회의원 개인 의견이 다를 경우 무엇이 우선이냐”는 질문에 홍 시장은 “정당의 존립이 걸린 긴박한 상황에서는 구속적 당론을 채택해야 한다”며 “소신, 소신 떠드는 사람 중에 진짜 소신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런 사람은) 그냥 관종(관심 종자·관심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라고 했다.

향후 자신의 정치 인생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도 밝혔다. 홍 시장은 “중앙 정치에서 밀리니까 대구로 간 것이 맞다”면서도 “(앞으로) 5~6년은 (정치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은퇴하고 어떤 일을 할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