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직면한 일본에서 1960년대 후반부터 성행했던 ‘러브호텔’이 최근 장례식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한 네티즌은 지난달 일본 동부 사이타마현에 있는 한 러브호텔 건물이 지난달 장례식장으로 바뀐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했다.
사이타마현에 있는 이 러브호텔 건물은 장의사로 바뀌면서 엄숙한 흰색으로 리모델링됐다. SCMP는 “우주선과 원더랜드를 주제로 한 장식이 유명했지만 이곳은 이제 천국에 온 듯한 분위기가 감돈다”고 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건 진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군가는 같은 장소에서 삶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단면”이라며 일본의 다른 지역에 있던 어린이 시설 건물이 추모 시설로 간판을 바꿔 단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일부는 “러브호텔이었던 곳에서 장례를 치르고 싶진 않다”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1960년대 후반 처음 생겨난 러브호텔은 주로 연인들이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숙박업소로, 1980년대 일본의 버블 경제에 힘입어 급성장해왔다.
특히 러브호텔은 ‘2차 베이비붐’ 시대와 맞물려 등장했는데, 1971~1974년 일본에서는 연간 출생아 수가 2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전역에서 성행했던 러브호텔 수는 2016년 5670개에서 2020년 5183개로 줄었다.
현재 일본은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다.
일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본의 출산율은 2024년 72만98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 감소한 수치로, 일본 출산율은 9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일본의 노령 인구가 3625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일본 전체 인구의 29.3%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40년이 되면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4.8%를 차지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한편 일본과 같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에서는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 기관으로 바뀌는 사례가 적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는 총 283건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