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 도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野) 5당도 국회에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까지 도보 행진한 뒤 찬탄 집회에 참석했다. 경찰은 탄핵 찬성 집회에 약 1만8000명(비공식)이 모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주최 집회가 사직로 일대에서 열렸다.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곳에서 600m 떨어진 곳이다. 행사는 민주당 안귀령 대변인 사회로 진행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됐는데 애국가 제창은 생략됐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채수근 해병, 세월호 희생자를 기린다며 1분간 묵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새봄에는 새나라로’ ‘윤석열 너를 파면한다‘ ‘내란수괴 즉각 파면’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헌재는 즉각 파면‘ 같은 문구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 탄핵” “윤석열 파면” 같은 구호를 외쳤다. ‘경기 이천’ ’인천 계양' ‘전남 순천’ ‘전남 해남’ 등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가 모였다.
20대 딸과 함께 인천에서 1시간 걸려 집회에 왔다는 임영관(65)씨는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나온 지 보름이 다 돼가는데 아직까지 헌재에서 판단을 미루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경기 화성에 거주하는 대학생 정모(21)씨는 “증거가 너무나 확실한데 왜 이렇게 탄핵 결정을 질질 끄는지 의문”이라며 “탄핵이 기각되면 2차 계엄이 일어날 거 같다. 만에 하나라도 탄핵이 기각되면 다시 광장에 나와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서울에 사는 집회 참가자 김유상(76)씨는 “윤석열이 파면돼야 하는데 헌재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선고를 미루고 있는 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연단에 오른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가 침묵하는 사이 국가적 위기는 증폭되고 있다. 헌재가 침묵하는 사이 극우 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헌재는 당장 결정해야 한다. 헌법 수호의 직무에 따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관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면서 “결단하라”고 외쳤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헌재가 국민들의 간절한 믿음을 저버렸다. 윤석열 탄핵 심판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는 약속, ‘선입선출’ 원칙도 어겼다”며 “한덕수 탄핵이 중요한가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이 더 급한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선고가 지연될수록 국민들의 불안과 혼란은 점점 더 커진다”라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외투 안에 방탄조끼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 등과 함께 무대 맨 앞줄에 앉았다. 검은색 경호 가방을 든 남녀 경호원 5명이 ‘총기 테러 위협’을 받는다는 이 대표 주변에서 그를 경호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가 이 대표에게 ‘셀카’를 요청하려고 이 대표에게 다가갈 때마다 손에 경호 가방을 쥔 경호원 5명이 일사불란하게 다가가서 제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독특한 단체명을 적은 깃발들도 눈에 띄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오타쿠‘ ‘오지은4집안나와서내가나옴‘ ’굴욕외교 친일매국 윤석열 탄핵 검찰독재 경제폭망‘ ’국제고등어인간 연합‘ ’리오넬메시 여성팬연합‘ ‘스타워즈 드로이드 보호협회’ ‘호그와트 민주동문회’ ‘한국 모르모트 연합’ 등이다.
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8시 30분까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탄핵 찬성 집회 측은 10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