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사태 후 시국이 극도로 혼란한 상황에서 극단 성향 정치 유튜버들이 억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23일 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를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장 많은 슈퍼챗을 받은 국내 채널은 극단 성향 정치 유튜브 ‘신의 한 수’다. 극단 유튜버 신모씨가 운영하는 이 채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억1000만원을 벌었다.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 공장’은 2억4000만원을 벌어 그 뒤를 이었다. 신씨는 “계엄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부정선거 관련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김씨는 “‘한동훈 체포 후 사살’ 등을 제보받았다”고 주장하며 화제가 됐다. 모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그라운드 C’와 ‘홍철기 TV’는 각각 1억4000만원, 1억3000만원을 벌었다. 이 외에도 대통령 관저 내부를 망원 렌즈로 찍어 생중계한 채널 ‘고양이뉴스’는 1월에만 수익 약 9000만원, 서부지법 난동 장면을 생중계한 채널 ‘젊은시각’은 약 4500만원을 올렸다고 한다. ‘신남성연대’ 등 일부 유튜버는 수익 창출 정지 조치를 받아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자기 계좌 번호를 영상에 기재해 후원을 유도하는 등 슈퍼챗 이외의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다.
극단 유튜버들이 과격한 언행으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극대화하는 이유는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독자 약 5만명을 보유한 한 극단 유튜버는 지난 10일 경찰관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또 다른 유튜버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관을 폭행해 현행범 체포됐다. 유튜버들은 대학 캠퍼스에 난입, 학생들을 상대로 욕설을 내뱉고 멱살을 잡는 등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이재신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버들은 수익을 위해 극단적 발언을 일삼고, 양극화를 조장해 돈벌이에 이용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일일이 검열하기도 곤란해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