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공개한 화재 진압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경북 북부 지역의 산불 확산으로 이 지역 교정시설 일부 수용자들이 대피한 가운데, 교정직 공무원 추정 인물이 교도소에 옮겨 붙은 불을 진화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교정시설에 남아있는 수용자 가족들은 안전한 대피를 기다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26일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 수용자 일부를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는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소화기를 들고 진화 작업에 나선 영상이 공개됐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교정직 갤러리’에 ‘교도소 불탄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을 보면 소화기와 손전등을 든 남성이 붉은 화염으로 뒤덮인 곳을 향해 화재를 진압하러 가는 모습이 담겼다.

25일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공개한 화재 진압 모습./온라인 커뮤니티

이 영상이 공개되자 수용자 가족들이 모인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에는 수용자를 걱정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회원은 “저 큰불을 저 작은 소화기로 끈다는 거냐. 자기들(공무원들)은 도망이라도 간다지만 안쪽이(수감된 연인을 이르는 수용자 가족 카페의 은어)들은 어쩌라는 거냐. 이젠 화가 난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들도 “불 끄다가 위급하면 갇혀 있는 사람만…” “도망도 못 가는 우리 안쪽이 식구들은 숨구멍을 놓게 생겼는데 119 직원들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회원들은 교도소와 소방서 등에 민원을 넣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초 법무부가 이송을 검토한 재소자 규모는 안동교도소 800여 명, 경북북부교정시설 4개 기관(경북북부 제1·2·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2700여 명 등 총 3500여 명이었다.

그러나 밤새 일부 진화가 이뤄진 데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며 상황이 호전돼 경북북부 2교도소 수용자 등 약 500명만 이송했다.

법무부는 “인적·물적 피해는 현재까지 없다”며 “향후 상황도 예의 주시하며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