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방관이 지친 듯 소방차 옆에 누워있다./스레드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군분투 중인 소방관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5일 소방관 A씨의 엑스(옛 트위터)에는 “너무 힘들다. 어떻게 24시간을 버티지. 동료 반장님과 거의 탈진 상태”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한 소방관이 야외 주차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스레드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한 소방관이 야외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방화복 상의만 벗은 채 눈을 가리고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방화복은 검게 그을려 있었고, 소방관의 얼굴은 지친 듯 붉어진 상태였다. 또 다른 사진 속에서도 검은 얼룩이 범벅이 된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이 소방차 옆에 누워 있었다. 그의 얼굴에도 검은 얼룩이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하회마을서 허겁지겁 끼니 때우는 소방관들./연합뉴스

27일 안동 하회마을에서 소방관들이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왔다는 한 소방관은 연합뉴스에 “화선이 가까이 있다고는 하는데 주변이 온통 연기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긴장 상태에서 대기했다”며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피곤하긴 하지만 주민들이 더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서 괜찮다”고 말했다.

소방차 표면이 검게 그을린 모습./스레드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백경(필명)도 이날 자신의 엑스에 산불 작업에 투입된 소방차 사진을 올렸다. 8년 차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올해 1월 ‘당신이 더 귀하다 (아픔의 최전선에서 어느 소방관이 마주한 것들)’라는 제목의 수필집을 출간했다.

백경은 “친한 동료가 산불 지원 다녀온 뒤에, ‘나 순직할 뻔했어’라고 하길래 농담하는 줄 알았다. 차 구워진 거 보고 농담이 아니란 걸 알았다”며 “비 내리고 불이 잡히면 친구를 집에 불러야겠다. 살아줘서 고맙단 말은 간지러우니 돼지고기나 실컷 구워서 먹여야겠다”고 남겼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소방차의 표면이 불로 인해 검게 그을려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정말 애써주시고 살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항상 안 보이는 곳에서 공포와 싸우는 사람들, 부디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의 몸은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27명, 부상자는 32명으로 이날 낮 12시 집계된 사망자보다 1명이 늘었다. 경남 산청 산불로 4명, 경북 의성 산불로 23명이 숨졌다. 부상자는 산청 산불 9명, 의성 산불 21명, 울산 울주 온양 산불 2명이다.

3월 26일 밤에서 27일 새벽 사이 산림청 공중진화대,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에서 지리산 국립공원 방향과 민가로 옮겨가는 불길을 잡기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