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북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뒷산에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뉴스1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등에서 시작된 산불이 건조한 바람을 타고 엿새째 확산하고 있다. 27일 고대하던 비가 예보됐으나 강수량이 적어 산불을 완전히 끄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에선 저마다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기우제’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현대식 기우제’에 관한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산불 발생 지역에 비가 내리길 희망하는 '현대식 기우제' 관련 글./엑스(X·옛 트위터)

한 네티즌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지인 중에 세차만 하면 비 오는 이가 있는데 오늘 내부 세차까지 한다더라. 불이 너무 나니까 기우제를 올리는 마음으로, 비 와서 불 싹 잡히게 해달라고”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공유한 네티즌은 “세차하면 비 오는 분들 오늘 세차 후 야외 주차 부탁드린다”고 썼고, 이 글은 150만회 이상 조회되며 온라인에서 퍼져나갔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우산 안 들고 나오면 비 오는 사람인데 내일 우산 안 들고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 “다들 세차도 하고 파마도 예약하고 나들이 약속도 잡고 야구 티켓도 사보자. 모두의 불운이 필요하다” “큰 빨래 하면 비가 오는 징크스가 있어서 커튼이랑 이불 빨아 널었다” “기우제가 달리 있나. 각자 이럴 때 비 오더라 하는 방법 총동원 해보자” 등 현대식 기우제에 동참하겠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산불 발생 지역에 비가 내리길 희망하는 '현대식 기우제' 관련 글./온라인 커뮤니티

또 일부 네티즌들은 “용띠가 날을 잡으면 비가 온다”는 속설을 언급하며 “용띠들 모여보자” “용띠인데 여행 날짜 잡을 때마다 비가 왔다. 여행 약속 잡는다” “용띠들 오늘 친구 만나자”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중국 산둥반도에서 저기압이 동진하며 다가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가 제일 급한 경북과 경남 내륙은 다른 지역보다 강수량이 적겠다. 오전 중 비가 소강상태를 보일 것인 데다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때문에 비구름대가 약해진 상태에서 이 지역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날 예상 강수량은 제주 5∼30㎜, 수도권·강원영서·전남남해안·부산경남남해안 5∼10㎜, 충청·호남(전남남해안 제외)·울산·경남(남해안·서부내륙 제외) 5㎜ 내외, 강원영동·대구·경북·경남서부내륙·울릉도·독도 5㎜ 미만이다.

이번 비는 영남을 중심으로 내려진 건조특보도 해제시키지 못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면서 건조특보가 일부 해제되거나 경보에서 주의보로 완화될 수는 있으나 대부분 지역에선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이번에 비가 내린 뒤 최소 다음 주 일요일인 6일까지 비가 오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