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주장하며 ‘트랙터 상경(上京)’을 예고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26일 서울 도심에 진입하면서 경찰과 대치가 이틀째 이어졌다. 앞서 법원은 전농 산하 ‘전봉준 투쟁단’이 예고했던 트랙터 시위를 불허했지만 전농은 경복궁 대로변에 트랙터를 진입시키면서 도로를 점거하면서 교통이 마비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15분쯤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 천막 농성장 인근에서 전농 트랙터 1대를 발견한 뒤 전농 측을 막아섰다. 전농과 경찰은 1시간 45분쯤 대치하다가 오전 6시쯤 트랙터를 견인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단체 관계자 1명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법원이 트랙터 시위를 불허했음에도 전농이 도심에 트랙터를 진입시킨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일부 시위대는 트랙터를 견인하는 경찰 지게차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전농과 탄핵 찬성 단체 등 50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트랙터 견인이 ‘불법 탈취’라며 서촌 일대인 자하문로 6개 전(全) 차로를 점거했다. 경찰은 세 차례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밤늦게까지 15시간 넘게 대치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를 하던 한노총 등 다른 단체들도 합류하면서 오후 8시 기준 3000명 이상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트랙터 내놔’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시민단체들은 이날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등을 집회 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트랙터를 동원한 전농 집회로 평일 오전 출근길 차량 운행은 상당 시간 차질을 빚었다. 경찰은 오전 6시 44분쯤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부터 통인시장까지 자하문로를 전면 통제했다. 인근 시민들은 경찰에 “길이 막혀서 애들 학교도 제대로 못 데려다 줬다” “엄연한 불법 집회인데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 차선을 점거하고 있는 것은 문제지만 충돌 우려가 있어 강제 해산은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