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물구조단체가 경북 산불 피해 지역 중 한 곳인 영덕에서 피해견을 위한 사료를 도난당했다며 반환을 호소했다.
동물구조단체 위액트는 2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산불 피해견들 사료 2t이 사라졌다”며 “어제 늦은 밤부터 자정까지 봉사자님들과 사료 2t을 영덕 군민운동장 한 켠에 쌓아 두었는데, 오늘 오전 산더미처럼 쌓아둔 사료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범카메라 확인 결과 청년 5~6명이 사료를 전부 실어갔다고 단체는 밝혔다. 단체는 “영덕 군민운동장에 사료를 모아놓고 이를 거점으로 (산불 생존 피해견)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데 수색을 다녀온 사이, 사료가 1포도 남김없이 사라져 봉사자들과 활동가들은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료가 필요한 군민들께 나누고자 했던 것 역시 어렵게 됐다”고 했다.
단체는 사료를 가져간 이들을 향해 반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단체는 “오후 5시까지 되돌려놓지 않을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반환이 어려운 경우, 사료 위치 정보라도 보내달라”고도 했다. 단체가 첨부한 영상과 사진 등에는 밤새 쌓아둔 사료가 실제로 다 사라지고 없는 모습이 담겼다.
단체는 “차에 구비해 놓은 사료가 소량 남아있어 마을 개들을 위한 밥, 물 급여는 가능하지만 금방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료를 기다렸을 영덕 군민들께 죄송하단 말씀 전한다”고 했다.
앞서 영덕에서는 지난 25일과 26일 산불 확산으로 주민이 긴급하게 대피하면서 집에 홀로 남은 개가 다수 확인됐다. 동물의 경우 정부가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는 않기 때문에 구체적 통계는 없지만, 단체별 집계를 취합하면 그 수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산불로 산림 4만8150㏊ 규모가 피해 영향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부터 산청, 영덕, 의성 등지에서 구조 활동을 이어 온 위액트는 “산불의 규모가 워낙 커서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뜨거운 불 속에 갇혀 죽어가고 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며 “모든 동물을 구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