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의 한 금은방에서 손님 행세를 하며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쫓기는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청은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형사팀까지 합류한 영화 같은 추격전’이라는 제목으로 절도 혐의를 받는 40대 A씨 체포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추격전은 지난 12일 벌어졌으며, A씨 범행은 사흘 전인 지난 9일 이뤄졌다.
영상을 보면, A씨는 경남 양산의 한 금은방 앞을 서성이다 경찰차를 발견하자 급히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기 시작한다. 경찰이 A씨 오토바이를 구석으로 몰아 가며 체포를 시도했지만, A씨는 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며 곡예 운전을 이어갔다. 신호를 무시한 채 다른 차량 사이를 이리저리 지나다니기도 했다.
이렇게 도로 위에서 추격전을 이어가던 A씨와 경찰은 결국 한 아파트 단지 안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곳에서 경찰은 경찰차 측면으로 오토바이를 쓰러뜨렸고, 넘어진 A씨는 오토바이를 버려두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경찰 역시 차에서 내려 A씨를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사복 차림의 형사들까지 가세해 A씨를 쫓았고, 마침내 A씨는 경찰에 체포됐다.
A씨가 창원의 금은방에서 훔친 귀금속은 금목걸이 2점과 금팔찌 1점 등 2700만원어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공개한 금은방 내부 방범카메라 영상에는 A씨가 마스크와 모자, 장갑을 착용하고 들어와 귀금속을 보여달라고 한 뒤 종업원이 이를 꺼내 놓고 잠시 고개를 돌리자 귀금속을 들고 그대로 도주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당시 김해에서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창원에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부산과 양산, 김해 등 7곳을 돌면서 창원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귀금속을 훔치려고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창원을 제외한 다른 금은방들에서는 모두 범행에 실패했다. 일부 금은방 업주는 최근 귀금속 절도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A씨가 귀금속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곳 가운데 부산 북구 구포동 한 금은방에서는 A씨가 귀금속을 낚아채는 것까진 성공했으나, 달아나다 금은방 내부에서 이를 떨어뜨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산과 울산, 경남 간 공조를 통해 집중 수사에 나섰고, 결국 지난 12일 양산 아파트 단지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훔친 귀금속을 김해 한 금은방에 약 2000만원의 현금을 받고 팔았고, 받은 돈은 인터넷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종 전과가 있던 A씨는 작년 1월 출소 후 누범 기간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현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절도와 도로교통법위반, 자동차관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