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헌법재판소 인근 식당·카페·꽃집 등 인근 상점 상당수가 선고일 문을 닫기로 한 것으로 2일 파악됐다. 다수 시위대가 몰려 사실상 영업이 마비될 상황을 대비해 이날 영업은 접겠다는 뜻이다.
본지가 이날 방문한 헌재 인근 가게 20곳 가운데 65%인 13곳이 선고 당일 문을 닫겠다고 했다. 일부 상점 업주들은 “선고 당일 시위대가 얼마나 상점 근처에 몰릴지에 따라 휴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당일 상황에 따라 영업을 포기할 가게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헌재에서 불과 10m 떨어져 있는 유명 이탈리아 식당은 선고 당일 문을 닫는다. 2004년 문을 연 뒤 20년간 ‘헌재 앞 터줏대감’으로 유명한 이 식당은 전현직 헌법재판관들도 자주 찾는 단골집이다. 식당 관계자는 “심지어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문을 열었는데 영업 20년 만에 평일 장사를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헌재 정문에서 70m 떨어진 횟집 사장 백모(49)씨도 ”8년 전 박 전 대통령 선고일에는 영업을 했는데, 몰려들 시위대가 두려워 이번에는 문을 닫는다”고 했다. 선고일 영업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식당 상당수도 결국 문을 닫을 확률이 높다. 헌재 인근 퓨전 한식당 직원 최모씨는 “선고 당일 헌재 일대가 난장판이 될 것 같아서 두렵다”고 했다.
선고 당일 문을 열기로 결정한 식당들은 걱정이 적잖다. 근처 곱창집 직원은 “식당이 안전하길 기도만 하고 있다”고 했고, 국밥집 사장 백모(50)씨는 “설마 시위대가 자영업자를 공격하겠느냐”고 했다. 한 햄버거집 직원 신모(28)씨는 “화난 시위대가 들이밀고 오는 상황도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광화문 소재 기업들은 헌법재판소 인근 집회와 돌발 상황 가능성에 대비해 속속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거나 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KT는 광화문 사옥 근무자를 대상으로 3일 오후부터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광화문역 인근에 본사를 둔 LX인터내셔널 역시 이날 전직원 재택 근무 방침을 사내에 공지했다. 종로구 LG광화문빌딩에 입주해있는 LG생활건강은 시위 등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휴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서소문 사옥 직원들에게 휴가 사용을 권고했으며, 필요시 강서구 본사로 출근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