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영덕의 산불 현장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킨 인도네시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 3명이 정부로부터 ‘특별 기여자 체류 자격’을 받는다. 이 자격을 얻으면 국내에 장기 체류할 수 있고 5년 후엔 영주권도 받을 수 있다. 취업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정부는 6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수기안토(31)씨와 레오 디피요(24)씨, 비키 셉타 에카 사푸트라(24)씨 등 3명에게 특별 기여자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덕 축산면 경정3리에 사는 대게잡이배 선원 수기안토씨와 디피요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0시쯤 산불이 경정3리까지 번지자 주민들을 약 300m 떨어진 방파제로 대피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당시 “할머니 산에 불이 났어요”라고 소리치며 잠든 주민들을 깨웠다. 몸이 불편한 주민 7명은 업어서 대피시켰다고 한다. 마을 이장 김필경(56)씨는 “이들이 없었다면 마을 사람 절반은 목숨이 위험했을 것”이라고 했다.

사푸트라씨는 같은 날 오후 11시쯤 민간 구조대장 전대헌(52)씨와 함께 경정3리 방파제에 모여 있던 주민 30여 명을 보트에 태워 축산항으로 대피시켰다. 산불이 방파제까지 덮치려던 순간이었다.

이들의 헌신 덕분에 경정3리 마을 주민들은 전부 안전하게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