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선 전 에이치앤아이엔씨(HN Inc) 사장과 부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뉴스1

‘현대가(家) 3세’ 정대선 전 에이치앤아이엔씨(HN Inc) 사장이 소유한 성북동 대지와, 현재 정 사장이 부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 고급 빌라가 법원 경매로 나왔으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 차례 유찰되는 동안 총 감정가는 94억원에서 60억원으로 떨어졌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된 정 전 사장 소유의 서울 성북동 대지에 대한 2차 경매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성북동 고급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이 대지는 604.0㎡(183평) 규모로, 최초 감정 평가액은 66억9000만원이었다. 1차 경매에서 유찰되면서 2차 경매는 감정가에서 20% 떨어진 53억5000만원에서 입찰이 진행됐지만 역시 유찰됐다. 3차 경매는 42억8695만원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강제경매가 진행 중인 정대선 전 HN Inc 사장 소유의 서울 성북동 대지. /서울북부지법

등기부 현황을 보면 이 대지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유였으나 2001년 손자인 정 전 사장에게 상속됐다. 해당 부지에는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이 있으나 건물의 소유주는 정 전 사장의 형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해당 부지를 매입해도 건물 소유권은 별도여서 추후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지 내 건물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소송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장 부부가 거주 중인 성북동 고급 빌라 역시 두 차례 유찰됐다. 타운하우스 형태의 고급 빌라 단지에 속한 이 집의 건물 면적은 228㎡(69평)이며 감정가는 26억9000만원이었다. 첫 경매에서 유찰돼 21억5000만원에 다시 경매가 진행됐으나 이번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최저 입찰가는 17억2160만원으로 낮아졌다.

이 선임연구원은 “성북동 입지를 보면 생활 편의 시설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보안성을 중시하는 재벌가를 제외하고 일반인들의 주거지로는 인기가 높지 않다”며 “주변 거래가 많지 않다 보니 적정 시세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번 경매는 평택저축은행의 강제경매 신청에 따른 것이다. 강제경매는 채권자가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채무 금액이 있다는 판결을 받아낸 뒤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경매를 신청하는 것이다.

정 전 사장이 최대 주주였던 HN Inc는 ‘썬앤빌’ ‘헤리엇’ 등의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 건설사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며 자금난을 겪다가 2023년 법인 회생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