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도용 면허증으로 빌린 렌터카로 녹색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그대로 질주하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도용한 면허증을 이용해 차를 빌린 뒤 도심에서 경찰과 난폭 운전을 하며 추격전을 벌인 10대들이 체포됐다.

9일 대전중부경찰서에 따르면, A(16)군과 B(16)군 등 10대 2명은 지난 1월 30일 오후 9시 15분쯤 대전 동구 대전역 인근 도로에서 렌터카 업체 직원의 추격을 피하는 과정에서 녹색불이 켜진 횡단보도로 그대로 돌진하고, 급하게 차선 변경을 하는 이른바 ‘칼치기’를 일삼는 등 대전 도심 5㎞ 구간을 20분여간 난폭하게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군은 렌터카에 접근하는 업체 직원을 차로 치고 도주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들은 신고받고 도착한 경찰과 약 20분간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상황은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미성년자 추격전, 인생 난이도 올리는 법’ 제목의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청소년들은 경찰의 정차 명령을 무시한 채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하는 등 위험천만한 질주를 이어갔다. 그렇게 약 4개 동을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지속하던 이들은 신호 대기 중이던 앞 차량에 막혀 더 이상 도주하지 못하게 됐고, 결국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도용 면허증으로 빌린 렌터카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 /경찰청 유튜브

앞서 B군이 도용한 운전면허증으로 렌터카 업체를 통해 승용차를 빌려 운전하다, 중간에 A군과 운전자 위치를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대여 당시 면허증 사진과 얼굴이 달라 도용한 사실을 알아차린 렌터카 업체 직원이 저지하려고 했으나, B군은 차를 몰고 달아났다고 한다. 같은 차에 다른 10대 2명도 타고 있었는데, 이들은 무면허 운전 등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경찰에 검거될 당시 10대들은 ‘내렸으면 된 거 아니냐’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대전동부경찰서 차영은 경위는 TV조선에 “하차했을 때 ‘죄송하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알겠어요. 내렸으면 됐잖아요.’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는 “운전해보고 싶어서 차를 빌리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일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라며 “동승자들에 대해서는 여죄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해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