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인 날 운전하던 경찰관이 고속도로 진입 구간을 위태롭게 걷고 있던 노인을 발견해 구조했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안산단원경찰서 원곡다문화파출소 가민수(37) 경위는 비번을 맞아 아버지를 뵙고 귀가하던 중 영동고속도로 군포IC 진입로에서 아찔한 장면을 목격했다.
한 노인이 홀로 보행 보조기를 끌며 고속도로 진입로 갓길을 위태롭게 걷고 있었던 것이다. 노인 옆으로는 여러 차량이 줄지어 달리고 있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가 경위는 아내와의 통화를 멈추고 다급히 갓길에 차를 댔다. 그가 차에서 내린 뒤 “어디 가시냐”고 묻자, 이 노인은 “집에 간다”고 답했다. 노인이 길을 잘못 들었다는 사실을 파악한 가 경위는 112에 지원 요청을 했다.
그는 노인이 당황하지 않도록 “식사는 하셨느냐”고 묻는 등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갔고, 안전지대인 군포TG까지 약 500ｍ를 함께 걸어갔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 고속도로순찰대에 노인을 인계한 뒤에야 자리를 떴다.
경찰 확인 결과 이 노인은 80대 A씨로, 발견 장소에서 2㎞ 떨어져 있는 군포 대야미동에 거주하고 있었다. 47호선 국도를 따라 길을 걷던 A씨는 군포IC 접속 도로를 국도로 오인하고 걸어 들어가다가 가 경위를 마주쳐 도움을 받았던 것이다.
가 경위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3년 3월 15일에는 안산단원경찰서 호수파출소에서 순찰 근무를 하던 중 안산10교 교각에서 안산천으로 뛰어내린 남성을 구조했다. 구조 당시 이 남성은 의식과 호흡을 잃은 상태였지만 가 경위가 5분간 심폐소생술을 한 끝에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같은 해 5월 5일에는 비번 날 가족과 인천 선재도 드무리 해변을 여행하다가 바다에 빠진 남성을 구한 적도 있었다.
2018년 12월 19일에는 가족과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던 중 트럭 적재함에 불이 난 것을 목격하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가 경위는 화재를 목격하자마자 자신의 차량에 있던 소화기를 가져와 불길을 잡았고 이후 적재함에 올라타 남은 불씨를 모두 껐다.
가 경위는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건지 유독 그런 일들이 비번 날 제게 잘 일어나는 것 같다”며 “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경찰이라면 항상 정의로워야 한다’고 가르쳤다. 앞으로도 국민 생명을 지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