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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한국인 부부가 이탈리아 여행 중 현지 학생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같은 사연은 남편 A씨가 지난 1일 유튜브에 당시 촬영한 상황을 편집해 올리면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7일 그의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의 인기 관광지인 코모 호수를 찾았다. 이곳에서 한 무리의 현지 학생들을 만났는데, 이들은 이유 없이 별안간 A씨 부부를 향해 ‘칭챙총’이라며 야유를 시작했다고 한다. ‘칭챙총’은 서구권에서 동아시아인의 언어를 희화화해 조롱할 때 쓰이는 인종차별적 용어다.

이에 A씨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영상 촬영을 시작하곤, 학생들을 향해 영어로 “지금 너네 중 누군가 우리에게 ‘칭챙총’이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학생들이 “그렇다”고 인정하자, A씨는 “칭챙총은 나쁜 단어다. 이를 사용하면 인종차별주의자인 것”이라며 아이들을 타일렀다. 이 같은 지적에 학생들이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기차역에서 다시 마주친 학생들은 재차 A씨 부부를 향해 ‘칭챙총’을 외쳤다고 한다. A씨는 이후의 상황을 영상에 담았는데, 여기에는 학생들이 A씨를 향해 큰 소리로 야유하는 모습이 담겼다. 학생들을 인솔하는 교사가 A씨 촬영을 저지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를 두고 A씨는 “학생들이 칭챙총 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영상을 찍으니 찍지 말라고만 한다”라고 했다. 학생들은 촬영을 저지하는 교사 뒤로 휴대전화를 꺼내 들곤 역으로 A씨 부부를 촬영하기도 했다.

충돌 상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떠나려는 A씨 부부에게 학생 한 명이 물병을 던졌다고 한다. A씨는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뒤돌아서 가는 우리에게 학생 하나가 물병을 던졌다”며 “학생들이 인종차별을 아무 경각심 없이 표출하고, 선생은 말리지도 않는 모습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후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KBS 인터뷰에서 “(기차역에서) 단체로 우르르 ‘칭챙총’ 이러면서 야유를 보내더라”며 “아내가 굉장히 겁에 질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애들 중에 누군가가 물병을 던졌다. 그 후로도 ‘칭챙총’이라며 야유를 계속했는데, 대응하는 건 위험할 것 같아서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A씨의 영상은 국내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을 샀다. 네티즌들은 “학생들이야 백번 양보해서 그러려니 해도, 교사가 훈육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게 더 문제” “이탈리아 국민 수준이 이 정도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페인에서 초등학생들이 칭챙총하는데 인솔 교사가 모르는 척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며 비슷한 사연을 공유한 네티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