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쯔양이 16일 조사를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세의씨를 협박·강요 등 혐의로 고소한 유튜버 쯔양(28·본명 박정원)이 16일 경찰 출석 40여 분 만에 조사를 거부했다.

쯔양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그러나 40여 분 만인 9시 30분쯤 조사를 거부한다며 경찰서를 나와 귀가했다.

쯔양 측 김태연 변호사는 “(경찰이 쯔양을) 전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보호에 대한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아 수사관을 통해 조사하는 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오늘은 조사를 거부하고 필요하면 다시 조사받으려 한다”고 했다.

이어 “어떤 내용으로 보완 수사가 이뤄지는지도 모르고 나왔다. 경찰에서 통상적으로 알려주는 것들에 대해 전혀 정보를 주지 않았다”며 “저희 입장에선 이게 정말 공정한 수사가 맞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여러 가지 구두로 말씀드렸는데 수사 기관에서 의지가 없는 것 같았다”며 “이 상태로 조사하는 건 똑같은 결과만 예측된다고 생각해 우선 수사관 기피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쯔양도 “앞으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공정하게 수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쯔양은 작년 7월 김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과 협박·강요 등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쯔양의 사생활 문제를 폭로하고 관련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올린 뒤 해명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전 남자 친구로부터 4년간 폭행당해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쯔양 측 주장을 거짓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올해 2월 쯔양이 고소를 취하해 수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고,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쯔양 측은 즉각 이의신청을 했고 검찰이 지난달 14일 보완 수사를 요구해, 현재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쯔양은 이날 경찰서에 들어서기 전 “작년 7월부터 허위 사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거나 주변인을 괴롭히는 등 수많은 일을 한 사람에게 불송치가 내려졌다는 게 힘들었다”며 “다시 저를 괴롭힐까 봐 무서워 싸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지만, 저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또 김 변호사는 김씨의 스토킹 혐의를 강조하면서 “김씨를 스토킹 행위자로, 쯔양을 피해자로 적시하고 스토킹 중단을 명한다는 잠정조치 결정을 두 차례나 받았다”며 “(김씨는)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 30~40회 이상 쯔양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괴롭혔다. 저희는 충분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