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대만인들에게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과 더불어 대만 인기 유튜버 방문, 항공 노선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제주를 방문한 대만 관광객은 15만9485명으로, 2023년 6만9941명과 비교해 1년 만에 약 2.3배 늘었다. 이는 기존 최고치였던 2019년의 8만7981명 기록보다도 81.27% 증가한 역대 최대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1만9217명이 제주를 찾았는데, 작년 같은 기간(1만2754명)보다 50.7%나 늘었다.
그동안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1, 2위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대만 관광객이 일본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2024년에는 중국 관광객(138만3013명)에 이어 대만 관광객(15만9485명)이 2위였고, 일본 관광객은 7만8734명으로 3위에 그쳤다.
제주를 찾는 대만 관광객 증가의 이유로는 대만 인기 유튜버의 영향이 꼽힌다. 제주관광공사는 2022년 12월 256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만 인기 유튜버 차이아까 팀을 제주로 초청했다. 당시 촬영한 4박 5일 일정의 제주 투어 영상은 대만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 수 1위를 차지했다. 두 편으로 나뉘어 올라간 영상은 이달 기준 210만 조회 수를 넘어섰다.
유튜브 영상의 인기에 대만 한 여행사는 이듬해 3월 차이아까 팀이 다녀간 같은 코스의 제주 관광 상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판매 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800명 예약이 모두 찼다.
차이아까 팀은 작년에도 제주를 찾아 도두해수사우나와 동문재래시장, 에코랜드, 우도, 외돌개, 코인노래방 등을 관광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영상 총 조회 수는 188만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 지역 여행사 사이에서는 “대만 관광객이 많은 곳은 인기 유튜버가 다녀간 곳이라고 보면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여기에 제주를 배경으로 촬영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대만 현지 인기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지난달 7~28일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는 지난주 대만에서 비영어 TV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에 나온 유채꽃밭과 해녀 체험 등 제주만의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가 특히 관심을 받고 있다.
제주와 대만 타이베이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 확대도 한몫했다. 제주~타이베이 직항 노선은 2022년 11월과 12월 타이거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잇따라 취항했고, 2024년 1월에는 이스타항공까지 추가 취항하면서 매일 운항된다.
코로나로 중단됐던 대만발 크루즈도 재개되면서 지난해 7차례에 걸쳐 서귀포 강정항 등에 입항했다.
올해에는 제주와 대만 가오슝을 잇는 직항 노선이 5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2일부터 제주~가오슝 노선을 주 4회 운항한다.
대만의 대기업 임직원이 단체 관광으로 제주를 찾는다는 소식도 있다. 1993년 설립된 왕핀(王品) 그룹은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소유한 대만 최대 외식 기업으로, 임직원 2100여 명이 올해 23차례에 걸쳐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도 대만 관광객이 제주를 많이 찾을 것으로 보고, 인기 드라마와 예능 촬영지로 소개된 제주 지역 한류 관광지 등을 테마로 한 여행 상품 개발을 지원했다”며 “대만 현지 관광업계와 협의를 통해 제주 방문 수요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