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서 60대 남성이 농약살포기로 주택에 불을 지르고 있다. 이 남성은 인근 아파트에도 불을 지르다 아파트 복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21일 오전 8시 17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 방화한 용의자로 지목된 60대 남성이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봉천동 아파트 화재 관련 용의자는 60대 남성 A씨로, 같은 아파트 4층 복도에서 숨진 채 발견된 변사자와 동일인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경찰은 불에 탄 시신에서 확인한 지문을 통해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농약 분무기로 추정되는 도구로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1일 오전 8시 17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21층 규모 아파트에서 불이 나고 있다. /뉴스1

A씨는 이 아파트 방화 15분 전인 오전 8시 6분쯤 아파트에서 직선거리로 약 1.4km 떨어진 봉천동의 한 빌라에서 분무형 농약살포기로 추정되는 물체로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현금 5만원과 함께 “엄마 미안하다. 할머니 잘 모셔라. 병원비 하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로 A씨가 사망하고, 아파트 주민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추락했는데, 1명은 전신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부상자는 연기 흡입 등으로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8시 21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1시간 만인 9시 15분쯤 화재 초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