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5)씨 자택에서 지난해 말 압수한 5000만원 ‘뭉칫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검찰은 전씨가 윤석열 정부에서 여러 인사로부터 기도비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여권 인사에게 인사·공천 청탁을 시도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작년 12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전씨 집에서 현금 5만원권 묶음 3300매(총 1억6500만원)를 압수했다. 이 중 5000만원어치 사용권은 ‘한국은행’이 적힌 비닐로 포장돼 있었다. 비닐엔 기기 번호, 담당자, 책임자, 일련번호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3일 뒤인 ‘2022년 5월 13일’이라는 날짜가 찍혀 있었다. 시중에서 볼 수 없는 형태의 뭉칫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인 한은은 개인 대출을 하지 않는다”며 “거액의 뭉칫돈은 개인이 아닌 일반 시중은행이 지급준비금 등을 현찰로 인출하려 할 때 내주는 것”이라고 했다. 전씨는 누구에게 받은 돈인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작년 전씨의 강남구 역삼동 법당 및 집을 압수 수색하면서 대기업 임원들과 정치권 인사, 법조인 등 수백여 장의 명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인사는 “개인 명목이 아닌 대량의 현금이 인사 청탁 목적으로 전씨에게 전달됐다면 돈을 준 사람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선물용’이라면서 6000만원대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수수해 전달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