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 /에브리타임

조선대 신입생 MT(단합대회)에서 성희롱과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23일 조선대 한 학과 신입생 MT에서 학생 간 성범죄 의혹에 대해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학과는 지난달 31일부터 2박 3일간 전남 한 리조트에서 MT를 진행했는데, 이후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통해 성희롱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MT에 참여했다는 한 학생은 “용기 내서 글 써본다”며 “제가 봤던 건 ‘러브샷 5단계’였다. 입에서 입으로 술 넘기는 건데, 신입생에게도 시키는 걸 봤다”고 했다. 또 술게임 중 성행위 및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나 욕설을 이어갔다고 이 학생은 주장했다.

다른 학생은 학생들이 성적인 욕설을 하며 술 게임을 해 놀랐다는 말과 함께 “이성 선배가 술 취한 채로 허벅지를 만져서 울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안전 교육할 때 분명 성희롱 금지라고 공지했는데, 너무 놀라서 아직도 안 잊힌다”며 “다음 외부 행사부턴 참여 안 할 거지만, 학생회 측이 다음엔 저런 일 없도록 제대로 공지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정말 천박했다. ‘러브샷 5단계’ 봤는데 정말 충격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논란이 불거지자, 학생회 측은 사과문을 통해 당시 경위를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학생회 측은 “일부 조에서 러브샷이 진행됐으며, 확인 결과 기존 친분이 있던 동성 학우들 간에만 자발적으로 이뤄진 상황이었다”며 “특정 개인에게 강요가 이뤄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를 지켜보며 불편함을 느꼈을 학우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또 “일부 조에서 진행된 술게임 중 부적절한 단어 사용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론 행사 진행 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피해 학우분이 ‘게임을 바꾸는 상황에서 터치를 당했다’고 했다. 또 심각성 인지와 함께 이에 따른 해결 방안을 원했다”며 “학우분의 입장을 존중하며, 추가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신중하게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성희롱 방지 및 안전 교육을 실시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한 점에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향후 진행되는 행사에선 보다 철저한 교육과 예방 조치를 마련해 안전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MT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에브리타임 글이 캡처돼 일반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도 확산하면서 사건이 공론화됐고, 결국 경찰도 내사에 나서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 카메라 확인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입건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